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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화순군에 있는 역 중에서 도림역은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가 약간 어렵다. 이유는 화순농어촌버스의 특성을 생각하면 쉽게 나온다. 광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양까지 운행하는 화순농어촌버스 218-1번은 행선지에 따라서 나누어지는데 일부만이 도림역에서 가까운 송정 입구로 들어온다. 행선지 중에서 쌍봉사, 초방리, 연화, 증리 행을 타면 된다. 게다가 이양을 경계로 추가 요금이 있다. 화순군 내에서만 타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수동에서 탈 때에 그냥 교통카드를 찍었는데 이양에 정차할 때에 운전사가 행선지를 물어보고 '송정 입구'라고 하자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며 왜 탈 때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하였다. 광주 방면이 아니고 같은 군 내에서 이동하기에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양을 출발해서는 고속화된 국도로 달리더니 먼저 구례리로 가서 승객을 하차한 후에 좁은 예전 도로로 되돌아와서 송정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추가 요금 900원을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버스에서 하차하였다. 내가 내리고 나서 버스는 다시 구례리 방향으로 갔다. 나 때문에 일부로 되돌아온 것 같았다.


   버스정류장에는 '송정1구'라고 나와 있다. 버스를 타는 사람이 드문지 정류장의 의자에는 먼지가 많고 거미줄까지 있다.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는 고속화된 국도가 있다. 광주 방면은 산 아래 터널로 들어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국도에는 졸음쉼터가 있어서 화장실, 간단한 운동 시설,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올라가는 인도가 따로 없어서 급경사의 풀밭으로 들어가야 한다. 마을 주민들은 졸음쉼터를 이용하면 안되나?

 

 

   지석천을 지나서 들어가면 철도 건널목이 있고 여기가 도림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도림역으로 들어가는 길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길이어서 그런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도림역은 건물은 없고 단선 승강장이다. 승강장 바로 옆까지 농사를 짓고 있으나 그 이상은 침범하지 않았다. 가끔씩 기차가 정차해서 타고 내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이제는 밭 사이를 이동하는데 사용하는 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정표가 있고 건물까지 있던 역이었지만 이제는 이정표는 아예 볼 수 없고 대합실만 남아 있다. 기차가 정차하지 않으면서 관리가 되지 않아서 대합실은 녹이 슬었고 바람을 막기 위한 유리판은 떨어져 나갔다. 4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다고 하는데 짚을 쌓아놓아서 보이지 않는다. 대합실 공간은 지붕이 있어서 창고가 되어 버렸다.

 

 

   다른 역과는 달리 도림역은 소나무 한 그루가 승강장에 있다. 소나무 아래에는 의자가 있는 걸로 보아서 햇볕이 뜨거운 여름에는 이곳이 주민들이 모여서 먹고 쉬는 공간이 되는 것 같다. 가끔씩 지나가는 기차 구경도 하면서. 오래된 역들은 규모가 크든 작든 나무가 있어서 무언가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난다. 요즈음에 만들어지는 역들은 역 앞 광장에서만 나무와 풀이 있을 뿐 대합실과 건물은 온통 콘크리트 아니면 유리 밖에 없으니.

 

 

   도림역에서도 산을 깎아서 만든 고속화된 국도가 잘 보인다. 이 국도를 달리면 광주는 물론 보성까지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런 국도가 없었던 시절에는 화순에서 보성으로 갈 때에는 경전선 철길이 유용하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보면 철길이 있으니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기차를 운행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 방문일: 2016년 5월 6일
  작성일: 2016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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