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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노고역에 내려서 일본 최초로 양식 진주를 생산한 미키모토 진주섬을 관람합니다. 박물관 안은 사진 촬영 금지라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지만 진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가시면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입니다. 연인과 같이 온다면 출혈을 각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19. 1월 27일 - 해녀들의 진주 캐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미키모토 진주섬(ミキモト真珠島)

 

   나카노고[中之郷]역에서 나와 토바역 방면으로 걸어갔다. 토바역까지는 겨우 1km 떨어져 있다. 이 사이에는 토바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교통편이 있다. 나카노고역 바로 앞에는 이세완페리[伊勢湾フェリー]의 터미널이 있고 약간 올라가면 태양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이라는 과장 같은 자랑을 하는 토바수족관[鳥羽水族館, http://www.aquarium.co.jp ]이 있다. 수족관에서 더 가면 오르골당이 있고 그 뒤로 미키모토 진주섬이 있다.

 

 

   원래 계획보다 1시간이 늦어져서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줄어들었지만 할 수 없이 속도를 내어서 보아야 한다. 미키모토 진주섬에는 2시간 머물지만 지금 생각해보아도 부족하다. 토바 지역의 여러 구경거리를 제대로 볼려면 하루 정도 필요하다.

 

   토바 거리는 바다가 아닌 반대쪽에도 볼거리가 있다. 도로 건너서 킨테츠 시마선 철길이 있는데 복선이지만 급커브 구간이어서 차량의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음이 크고 열차는 서행 운전한다. 열차 운행에는 좋지 않지만 이런 구간은 사진을 찍기에는 최적이다. 게다가 구도에 따라서는 뒤에 배경으로 바다가 나올 수 있다.

 

 

   토바수족관을 따라서 걸어가면 미키모토진주섬과 섬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보인다. 섬이라고 하지만 구름다리만 넘어가면 된다. 바다를 건너간다지만 개천을 건너는 느낌이 난다. 이 지역은 해안선이 워낙 복잡하여 이런 곳이 많은 듯 하다. 앞에서 카시코지마도 섬이지만 혼슈와 연결된 다리는 무척 짧았다.

 

   미키모토진주섬[ミキモト真珠島, 미키모토신쥬지마, Mikimoto Pearl Island, http://www.mikimoto-pearl-museum.co.jp ]은 토바시의 토바완[鳥羽湾]에 있는 작은 섬인 오지마[相島] 전체를 활용하고 있는 관람 시설이다. 운영은 양식진주의 발상지인 아고완의 미키모토신슈지마[御木本真珠島]주식회사에서 하고 있다. 1951년에 문을 열었으며 섬에는 미키모토 코키치[御木本幸吉] 기념관, 진주박물관, 파르플라자[パールプラザ], 아마스탄드[海女スタンド] 등의 시설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1,500엔, 어린이 750엔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와이드산산선프리킷푸는 이곳 입장료 할인 혜택이 있다. 표를 살 때에 붙어있는 할인권을 떼어서 쓰면 1,350엔이 된다. 사용 방법이 스롯토칸사이패스[スルット関西パス]와 같은 셈이다.

 

 

   진주섬에 들어가기 전에 양식 진주를 상업화한 미키모토 코키치[御木本幸吉]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하겠다. 그는 1858년에 태어나서 1954년에 죽었으며 양식 진주를 브랜드화하여 크게 사업을 성공시켜서 진주왕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그는 토바에서 대대로 우동 가게를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13살에 학교를 떠나서 가계를 돕기 위하여 아채 장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이세 바닷가에서 진주를 캐기 위하여 잠수를 하는 해녀들을 보면서 그의 어린 시절은 지나갔다.

 

   1888년 자금을 빌려서 신메이[神明]에서 그의 아내와 동업자인 우메와 같이 첫 진주 양식장을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진주가 나오지 않는 조개는 전부 저가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경비가 매우 많이 들었다. 여기서 그는 발상을 전환하여 ‘진주의 양식’을 최종 목적으로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아코야조개[アコヤ貝]의 생태를 조사하면서 조개의 양식을 하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도쿄제국대학[東京帝国大学] 대학원생이었던 미츠쿠리 카키치[箕作佳吉]가 이곳을 방문하여 진주의 양식 가능성에 대하여 학문적인 조언을 받았다.

 

   그리하여 1890년부터 실험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실패를 거듭하였다. 조개에 이물질을 넣으면 조개가 토해내고 계속 넣으면 결국 죽는 등 최적의 조건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실험을 위해서는 근해의 바다를 이용하는데 항구의 어부들과 충돌하기도 하였다. 실험을 시작한지 3년 후에 절반의 조개에 진주가 자라는 것을 발견하여 최초로 인공적으로 진주를 얻는데 성공하였다. 그렇지만 완벽하여 자연 진주와 구별할 수 없는 인공 진주를 얻는 데에는 9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1899년에 그는 도쿄의 긴자에 진주 가게를 열었다.

 

   진주 사업은 점점 번성하고 1918년에는 양질의 진주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결과 해외에도 진출하여 유럽에서도 판매되었다. 그렇지만 유럽에서 천연 진주와 구분할 수가 없어서 소송이 발생하였고 결과적으로 천연과 다르지 않다는 감정을 받아서 인정받는 보석이 되었고 진주 양식도 아고완에서부터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1954년 그는 96세의 나이로 죽었지만 일본 최고 훈장인 즈이호쇼[瑞宝章]를 받았다. 그는 장수하였지만 주변에서 양식 진주를 만드는데 같이 고생을 한 친척과 아내, 자식들은 모두 단명을 한 비운의 인물이다.

 

 

   불행히도 우리에게 허용된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핵심 시설만 빠른 시간 내에 둘러보아야 한다. 섬으로 건너가니 양식 진주를 처음으로 만든 미키모토의 동상이 있었다. 이걸 보면서 우리나라는 무엇을 개발한 사람이 대접받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이곳 미키모토 진주섬 이외에도 후쿠시마현에 가면 1,000엔의 주인공인 노구치히데요 기념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새로운 걸 개발하여 세상에 빛이 되는 인물이 나올 걸 기대한다.

 

 

   바닷가로는 운동장의 스탠드 같은 시설이 있다. 이름하여 아마스탄드이다. 해녀들이 진주를 따는 모습을 시연하는 걸 볼 수 있는 장소인데 항상 하는 게 아니고 1시간 간격으로 보여준다. 안내방송을 해 주기 때문에(물론 일본어와 영어뿐이지만) 그 동안은 진주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진주박물관에는 진주를 만드는 조개의 일생과 세계에서 진주 양식이 이루어지는 곳, 그리고 양식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설명하여 놓았다. 이번 편에서는 진주 조개의 일생에 대한 설명을 mp3 파일로 같이 넣었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자료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우리들은 진주 조개, 갓난 애기. 태어난지 하루밖에 자라지 않았어요(1일째 동영상 보여주며).

이건 우리들의 먹을거리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 이걸 먹고 커지게 되요.
우리들이 태어난지 20일간 자랄 때는 바다속을 둥둥 떠다니지만 그때를 지나면 주위의 바위에 붙어 커지게 되요.

그리고 1년이 지나고 2년 자란다면 우리들은 아름다운 진주를 키우는 엄마가 되요.

 


   밖에서 방송이 들렸다. 잠시 후 해녀들의 시연이 벌어진다고 하였다. 우리는 바로 밖으로 나가서 아마스탄드로 갔다. 관람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그래도 약 30명 가까이 있었다. 비수기 금요일인 걸 감안하면 그래도 관람객이 있다고 해야 할지.

 

 

   한쪽에서 조그마한 배. 통통배가 해녀들을 싣고 오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의 해녀가 유명한데 검은 잠수복을 입는다. 이곳은 우리와는 반대로 하얀 복장이었다. 게다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물갈퀴도 없고 하얀 옷에 물안경만 쓰고 있었다. 바다를 잠수하여 무언가를 꺼내어서 나무로 된 바구니에 넣는 동작을 반복한다. 바구니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으나 무엇인가 바다 밑에서 꺼내어서 오는 모양이다. 1월말이라 바닷물은 꽤 차가울 걸로 생각되는데 맨발로 수영을 하는 걸 보니 일본의 해녀는 추위에 엄청 강한 원더우먼인가 본다.

 

   다시 박물관으로 들어가서 구경을 계속 하였다. 진주의 색과 크기에 따른 가치 비교, 그리고 색이 다른 이유. 진주의 구분에 관하여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진주하면 하얀색만 알고 있었는데 노랗거나 검은 진주는 물론 붉은 계통도 있었다. 진주가 만들어져서 자랄 때의 조개의 영양 상태와 금속 이온의 첨가 등의 요소에 의하여 달라지는데 진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와 보아야 할 곳이다. 2층에는 진주로 만든 여러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한쪽에 있는 진주 판매점인 파르플라자[Pearl Plaza, パールプラザ]로 갔다. 이곳은 카시코지마에서 탄 유람선이 머무는 미키모토 진주 양식장에 비하면 잘 꾸며져 있었다. 가격대도 매우 다양하였지만 나는 도저히 보는 눈이 없어서 구경만 하였다. 이런 건 진주를 몸에 지닐 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하니. 그런데 이곳을 있는 손님들은 무언가 이상했다. 일본인은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 같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미에현 지역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진주섬을 나왔다. 이제는 배를 타고 이라고[伊良湖]로 넘어가야 한다. 이세완페리터미널을 향하여 걸어갔다. 중간에 보니 이곳에도 오르골관이 있었다. 오르골하면 홋카이도의 오타루[小樽]가 유명하다. 그곳보다는 규모도 작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드물었다. 수족관의 옆을 지나서 이세완페리터미널에 도달하였다.

 

 

 

 


   다음으로는 '토바에서 도쿄로 가는 최단 해상 루트인 이세완[伊勢湾]을 가로지르는 이세완페리[伊勢湾フェリー]'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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