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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가을이 되어서 설악산에는 단풍이 짙어졌다.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북쪽에 있어서 기온이 빨리 떨어지고 11월 15일부터 1달 동안은 산불방지를 위해서 등산로가 통제된다. 이후로는 한겨울이니 눈이 많이 내린다. 올해에는 등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그동안 설악산의 여러 등산로를 경험하였지만 아직 가지 못한 곳들이 있다. 이런 곳들을 위주로 등산을 해보기로 하였다. 대청봉(관련 글 보기)에도 올라갔고 가장 어렵다는 공룡능선(관련 글 보기)도 완주하였으니 그래도 주요한 등산로는 가 본 셈이기는 하다.

   이번에는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에 가장 빨리 올라갈 수 있는 오색으로 들어가서 백담사로 나가는 경로로 진행하였다. 사실 오색 등산로는 경사만 급하고 경치는 좋지 못하지만 대청봉까지 최단 경로라는 이유로 인기가 높다. 이곳은 주차 요금이 있고 백담사로 나왔을 때에 다시 돌아가기가 어려우므로 양양읍 내에 있는 양양군청(https://www.yangyang.go.kr )에 주차하였다.

 


   봉정암에서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가을 성수기라서 이미 소진될 수도 있기에 김밥이라도 구입해서 가려고 하였으나 양양읍에서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김밥집은 찾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구입하였다.

   오색까지는 양양농어촌버스를 탔다. 양양읍에서 오색까지는 20분만에 갔다. 노선도에는 오색그린야드호텔(https://www.greenyardhotel.com:453 )까지 간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여기서 회차를 할 수 없어서 오색탐방지원센터까지만 간다고 한다. 여기서 내려서 등산을 시작하였다.

 


   실질적인 등산로는 남설악탐방지원센터부터 시작된다. 4~10월에는 오전 3시부터 오후 12시까지만 입산할 수 있다. 대청봉에서 가장 가까운 최단 경로여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오전 3시에 수많은 사람들로 혼잡하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지나간 시간은 오전 8시가 넘어서 등산객이 많지 않다.

 


   오색 등산로는 대청봉까지의 거리가 5km로 짧지만 해발고도를 1,300m나 올라가야 한다. 급경사가 이어지고 풍경은 볼 게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도 가장 높은 대청봉을 빨리 갈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 덕분인지 등산객들이 꽤 있었다. 돌계단이 많기는 하지만 일정하게 되어 있어서 올라가기에는 부담스럽지 않고 등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곳곳에 있었다.

 


   다른 등산로와는 달리 처음부터 급경사로 올라가서 바로 온몸에 땀이 나고 점퍼를 벗어서 가방 안에 넣고 긴팔 티셔츠만 입었다. 그래도 안에는 땀으로 다 젖었다. 기온이 5℃ 이하라고 하는데 바람이 불지도 않고 몸에서 열이 많이 나서 춥지 않았다. 기온은 낮지만 땀이 나서 하산해서 버스를 기다릴 때까지 점퍼를 입지 않았다. 사실 추위를 대비해서 장갑까지 가져왔지만 필요가 없었다.

   등산로의 나무는 가을이 되어서 단풍으로 아름다웠다. 하천이 있고 물이 흘러내리기는 하지만 등산로와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므로 단풍은 이미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은 나무가 많았고 대청봉이 가까워지면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나무의 키가 작았다.

 


   대청봉으로 올라갈 때에는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기에 중간에 쉬는 동안에 GPS를 통하여 고도를 파악해서 얼마나 올라가야 하는지 가늠하였다. 남설악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 지 3시간만에 대청봉에 도착하였다.

 


   역시 많은 사람이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급하신 분들도 있는지 고성이 오가기도 하였다. 이번에도 정상석이 보이는 비스듬한 위치에서 간단하게 찍었다. 대청봉 부근에는 안개가 없었으나 주변의 다른 봉우리에는 안개가 있어서 멀리 보이지는 않았고 동해도 볼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백담사까지 가려면 거리가 멀어서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 식사는 봉정암에서 하려고 해서 중청대피소는 그대로 통과하였다. 소청에서는 봉정암 방향으로 내려갔다. 지난 번에는 희운각대피소 방향으로 가서 다른 방향이다. 물론 어느 곳으로 가든 급경사 내리막이다.

 


   내려가는 도중에는 소청대피소가 있다. 서쪽으로 내려가므로 바다가 있는 동해로는 보이지 않고 설악산의 주요 능선인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이 잘 보였다.

 


   봉정암에는 이전에 온 적이 있었는데 대웅전은 소청으로 올라오는 길에서 나누어졌다. 이전에 왔을 때에는 이걸 몰라서 대웅전에는 가 보지 못하였다. 배낭은 입구에 놓고 신발을 벗고 대웅전에 들어갔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서 설악산의 절경을 볼 수 있었다.

 


   내려가서 점심 식사가 가능한지 확인하였다. 다행히 밥과 미역국이 남아있고 김치가 있었다. 그릇에 담아서 식사를 하였다. 배가 고파서 빠르게 먹었다.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믹스커피를 마시면서 쉬었다. 오세암을 거쳐서 소공원으로 하산을 고려하였으나 대웅전을 둘러보고 쉬는 시간이 늘어나서 계획처럼 백담사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그래도 봉정암에 왔으니 사리탑에 올라갔다. 산 중턱에 있는 봉정암이 잘 보이고 구름에 가리기는 하지만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볼 수 있다. 다만 구름이 있어서 속초 시내와 동해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백담사까지 부지런히 내려가야 한다. 이전에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3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반대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3시간은 넘게 걸릴 걸로 예상하였다. 올라갈 때에는 힘들어서 몰랐는데 깔딱고개를 내려가니 경사가 급하다. 중간에 쌍용폭포에서 쉬었다. 가을이라서 비가 잘 내리지 않지만 양쪽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미 등산로 부근의 나무들의 단풍은 벌써 다 떨어졌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반대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고 스님도 있다. 봉정암까지 가시는 분들로 보였다. 다른 등산로와는 달리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봉정암이 얼마나 신통하기에 이렇게 힘들게 가시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영시암에서는 쉬지 않고 바로 지나갔다. 1주일 전에 백담사에서 백담셔틀(관련 글 보기)을 타려는 사람들의 줄이 워낙 길어서 백담사(https://baekdamsa.templestay.com ) 경내까지 이어져서 걸어가는 게 더 빨랐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서둘렀다. 영시암부터는 숲 사이의 편한 길이어서 속도를 내기에 좋다. 해발고도가 낮아져서 아직 단풍이 있는 나무가 남아있다.

 


   백담사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다리 위까지 백담셔틀을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렇게 되면 한참을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서서 기다리면 다리가 풀려서 나중에 더 힘들고 추워질 것 같아서 걱정되었다. 줄의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기다렸는지 물어보았다. 2시간 가까이 기다렸다고 하여서 걸어가는 게 더 빠르다고 판단하였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만 걸어서 내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한 가족이 걸어서 내려가고 있어서 대화를 하면서 갔다. 셔틀버스가 달리는 도로는 6.4km인데 처음 2km 정도는 인도가 없고 도로가 좁아서 차량이 오면 도로 가장자리에 거의 붙어서 피해야 했다. 인도가 있는 곳은 약하지만 안내하는 조명도 있어서 걸어가기에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인도도 중간에 계단이 있기도 하고 이미 해는 져서 밤이 되어버려서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바닥을 보면서 걸어갔다. 백담셔틀은 버스 9대가 운행하고 있었는데 버스 승하차 시간도 있고 해서 자주 지나가지는 않았다.

 


   백담분소부터는 가로등이 있어서 손전등이 필요하지 않다. 그렇지만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국도까지는 좀 더 걸어가야 한다. 백담입구터미널에는 오후 7시가 다 되어서 도착하였다. 여기서 양양읍으로 가려면 원통으로 가서 갈아타거나 속초로 가서 갈아타고 갈 수 있다. 저녁 식사를 하여야 하고 필요한 물품 구입도 필요해서 그래도 도시인 속초로 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렸다.

 


   주요 지점 통과 시각과 속도 등의 측정 결과는 아래와 같다. 오색에서 봉정암까지는 급경사여서 속도가 나지 않았으나 이후는 하산하면서 속도가 붙어서 전체적으로 속도가 높아졌다.

 


   거리는 좀 멀었지만 공룡능선보다 몸에 부담이 적었다. 등산을 끝낸 후에 다리만 아프고 오래가지는 않았다. 기온이 낮아져서 걱정이기는 하였지만 예상보다는 춥지는 않았다. 이제는 설악산 주요 등산로는 서북능선과 마등령만이 남았다.

* 방문일: 2023년 10월 28일
  작성일: 2023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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